서 론
흰점박이꽃무지 (Protaetia brevitarsis)는 딱정벌레목 (Coleoptera) 에 속하는 곤충으로 한국, 중국, 동아시아, 유럽 등 온 대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Park et al., 1994). 유충 시기 에는 고사된 나무나 퇴비, 유기물질이 풍부한 부엽토 등을 먹 이원으로 이용하며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될 때까지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굼벵 이 (white grubs)라 하였으며 식용 및 약용으로 가장 많이 이 용되고 있는 곤충 중 하나이다 (Kim and Kang, 2005). 유충 은 구내염, 파상풍, 중풍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 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감염, 간경화, 피로회 복, 항암효과 등이 입증되었다 (Lee et al., 2001;Kim et al., 2005;Yoo et al., 2007).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장수풍뎅 이 유충, 백강잠, 누에, 메뚜기,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 미 등과 함께 2016년에 식품의약품안전처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인증을 통해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되었으 며 이에 따라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 가하고 있다. 국내의 흰점박이꽃무지 사육농가는 430여 곳 이상으로 사육 농가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Song et al., 2017b).
대부분의 농가에서 곤충 사육 시 공간 효율성을 높이기 위 해 좁은 공간에서 대량으로 유충을 사육한다 (Riddick and Wu, 2015;Kim et al., 2020). 이러한 사육 방식은 곤충 병원 성 질병 발생에 취약한 환경을 제공하며, 유충 사육 시 발생 하는 곤충 병원성 질병에 의한 집단 폐사는 사육농가의 유 충 생산성을 감소시킨다. 곤충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곤충 병 원성 곰팡이 (Entomopathogenic fungi)는 전 세계적으로 700 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Beauveria bassiana, Metarhizium anisopliae, Lecanicillium lecanii 등이 있다 (Goettel et al., 2005). 이 중 Metarhizium anisopliae는 녹강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로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고 식 물 잎의 표면, 토양 등에서 서식한다 (McGuire and Northfield, 2020). 녹강병은 유층이 먹이를 섭식할 때 또는 표피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사육 시 가장 흔 하게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녹강균은 곤충의 지방 세 포를 파괴하여 영양분 합성과 저장 능력을 저하시키며 녹강 균에 감염된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몸이 딱딱하게 굳어 죽 게 되고 충체에 짙은 녹색의 녹강균 포자가 형성된다 (Kim et al., 2020). 이렇게 형성된 녹강균 포자는 전염성이 매우 높으 며 한정된 공간에서 유충을 대량사육 시 집단 폐사를 일으킨 다.
옻나무 (Rhus verniciflus Stokes)는 옻나무과에 속하는 교 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 널리 분포하고 있 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약재, 음료, 염료, 천연도료 등으 로 사용되고 있다 (Kim and Jo, 1997). 옻나무에는 우루시올 (urushiol), 고무질, 함질소물질, 효소, 수분 등을 포함하며 우 루시올, 플라보노이드 (flavonoid), 갈산 (gallic acid) 등의 성 분을 함유하고 있다 (Kim et al., 2002). 옻나무의 성분은 항 암, 항산화, 항균 및 항진균 효과 등이 입증되었으며 대장균 (Escherichia coli), 비브리오균 (Vibrio anguillarum), Edwardsiella tarda에 대한 억제 효과가 보고되었다 (Min et al., 2013).
이 연구에서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대상으로 항균 및 항진균 효과가 있는 옻나무 추출액을 먹이원에 첨가하여 녹 강균 발생 억제 효과 여부를 규명하였다. 또한 옻나무 추출액 을 첨가하여 급여 시 유충의 체중 증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 치는지 밝히고자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 법
1. 실험 균주 및 곤충
실험에서 사용된 녹강병의 원인균인 녹강균 (Metarhizium anisopliae) 은 국립농업과학원 미생물은행 (Korean agricultural culture collection, KACC)에서 분양받아 사용하였 다 (KACC 40969). 배양 받은 녹강균은 SDAY (Sabouraud Dextrose Agar Yeast) 배지에 배양하였으며 25±2℃ 조건에 서 3주 이상 배양한 뒤 포자 형성 여부를 확인 후 실험에 사 용하였다. 곰팡이의 포자가 형성되면 0.02% tween 20에 희석 하여 포자현탁액으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포자현탁액은 참나 무 발효 톱밥 100 g당 1×107 conidia/mL의 농도로 처리하였 으며 대조구에는 0.02%의 tween 20 (sigma aldrich)을 처리 하였다. 곰팡이 처리 후 10주 동안 녹강병에 의한 유충의 치 사율을 확인하였다. 녹강병 감염 여부는 죽은 유층의 표피에 녹강균 포자 형성이 확인되면 녹강균에 의해 치사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Fig. 1).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에서 분양받아 사용하였다. 흰점박이꽃무지 사육 시 발생하는 녹 강병에 대한 옻나무 추출액의 효과를 검정하기 위해 3령 초 기 유충을 사용하였고 무게가 균일한 유충 (1.1~1.2 g)을 선 별하였다. 유충의 사육 환경은 온도 25℃, 상대습도 60%, 톱 밥의 수분함량 60% 조건에서 사육하였다. 직사각형의 사육 용기 (210×120×130 mm, 서원플라스틱)에 발효톱밥 (굼라 이프)과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10개체씩 사육하였다.
2. 옻나무 추출액 처리
실험에서 사용된 옻나무 추출액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 는 제품으로 피부에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제품을 사용 하였다 (참옻생, 횡성바이오). 옻나무 추출액 첨가 농도는 1%, 5%, 10%로 처리하였으며 처리 방법은 3차 증류수에 옻나무 추출액을 희석하여 건조된 참나무 발효톱밥에 섞어 톱밥 수 분함량을 60%로 맞춘 후 급여하였다. 실험은 1주 간격으로 수행되었으며 처리구별 추가적인 톱밥 급여는 실험 시작 이 후 2주 간격으로 기존에 있는 톱밥에서 분변을 제거한 뒤 첨 가하였다. 실험은 대조구와 실험구에 대해 각각 5반복 실험 하였다.
3. 통계 분석
흰점박이꽃무지 사육 시 발생하는 녹강병에 대해 옻나무 추출액의 녹강병 발생 억제 효과와 증체량 증가를 검정하기 일원분산분석 (one-way ANOVA)을 통해 각 평균 간의 유의 성을 비교하였다 (PAST, version 2.17c. Hammer et al., 2001). 일원분산분석 결과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경우 Tukey’s HSD test를 이용하여 p<0.05 수준에서 그룹 간의 유의성 차이를 검증하였다. 결과에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의 치사율은 평균± 표준오차 (SE), 체중은 평균±표준편차 (SD)로 표기하였다.
결과 및 고 찰
1. 옻나무 추출액 처리에 따른 녹강병 발생 억제 효과
옻나무 추출액 처리에 따른 흰점박이꽃무지의 녹강병 감 염에 의한 치사율을 확인한 결과 옻나무의 녹강병 감염 억 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Fig. 2). 흰점박이꽃무지에 1%, 10% 옻나무 추출액을 처리구한 경우 녹강병 감염율이 대조 구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고, 1% 옻나무 처리구에서 녹강균 감염에 의한 치사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Tukey HSD test p<0.05).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의 녹강균 감염에 의한 최종 치사율은 대조구 74 (±8.1)%, 1% 옻나무 추출액 처리구에서 34 (±7.5)%, 5% 옻나무 추출액 52 (±13.2)%, 10% 옻나무 추출액 38 (±11.1)%로 나타났다. 녹강균에 의한 유충의 치 사가 나타난 시기는 1%와 5% 옻나무 추출액 처리구에서 녹 강균 처리 후 4주 이후, 대조구와 10% 옻나무 추출액에서 5 주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대조구에서 6주 이후 유 충의 치사율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Fig. 3). 1%, 5%, 10% 옻 나무 추출액 처리구는 녹강균에 의한 유충 치사율이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옻나무 추출액의 녹강균 성장 억제 효 과를 확인하였다.
옻나무 추출액의 세균 및 곰팡이 성장 억제 효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되었다. Song et al. (2012)의 연구에서는 고 추에 발생하는 곰팡이균인 탄저균 (Colletotrichum gloeosporioides) 에 대해 옻나무 추출액의 항진균 효과와 병 발생 억 제 효과를 확인하였다. 옻나무 추출액은 우루시올, 플라보노 이드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옻나무의 생리활성은 주로 우루시 올 성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Na et al., 1998) 일부 동물 실험에서 독성이 확인되었다 (Kim et al., 2002). 이 연구 에서는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성분인 우루시올 성분이 제 거된 옻나무 추출액을 사용하였다. 우루시올 성분 이외에 식 물에서 추출된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페놀 (phenol)성 물질 또 한 항균활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Kang et al., 2010;Lee et al., 2013). 옻나무에서 추출된 플라보노이드는 독성이 없 으며 세포 실험을 통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여 항암효과 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Kim et al., 2002). 옻나무의 성분 중 하나인 메틸 갈레이트 (methyl gallate)는 E. coli, E. tarda, Streptococcus mutans, Salmonella typhimurium 등에 대해 항균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Min et al., 2013). 따라서 옻나무의 플라보노이드, 메틸 갈레이트 등 다양한 성 분이 녹강균의 성장을 억제하여 항진균 작용에 관여할 것으 로 추측된다.
2. 옻나무 추출액 처리에 따른 유충의 체중 변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 옻나무 추출액을 처리한 결과 유 충의 체중 증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Fig. 4). 1% 옻나무 추출액 처리구에서 3령 유충의 무게가 2.883 (±0.128) g으로 가장 무거웠고 10% 옻나무 추출액, 5% 옻나무 추출액 처리 구, 대조구 순으로 유충 무게가 무거웠으나 유의한 차이를 보 이지 않았다 (Tukey HSD test p<0.05) (Fig. 5). 유충의 무게 는 1% 옻나무 추출액 처리 시 1~2주차에 급격히 증가하였 으며 이후에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참나무 발효톱밥을 급여한 경우 3령 후기 유충의 무게는 2.12~2.64 g으로 (Kim and Kang, 2005;Yoon et al., 2016) 옻나무 추출 액을 첨가하여 급여할 경우 유충의 무게가 더 무거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령 유충의 기간은 일반톱밥을 급여한 대조구에서 52.4 (± 7.23)일로 가장 길었고, 1% 옻나무 추출액 처리구에서 25 (±7.04)일로 가장 짧아 처리구의 유충 기간이 단축되는 것 을 확인하였다 (Table 1). 이는 옻나무 추출액을 급여한 유충 이 일반 참나무 발효톱밥을 급여한 유충보다 상대적으로 빠 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가에서 유충 사육 시 옻나 무 추출액을 함께 급여한다면 농가의 유충 출하 시기를 단축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실험기간 동안 유충의 용화율은 44~52%로 나타났으며 1%와 10% 옻나무 추출액 처리구에 서 가장 높았고 5% 옻나무 추출액 처리구에서 가장 낮았다. 유충의 용화율은 절반 정도로 비교적 낮았는데 실험 기간이 10주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생각되며 사육 기 간이 길어진다면 유충의 무게나 용화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 이 있다 (Song et al., 2017a). 옻나무 추출액 처리하여 유충에 급여 시 치사율은 1%, 5% 옻나무에서 2 (±2)%, 10% 옻나무 처리구에서 4 (±2.4)%로 나타나 일반톱밥 (치사율 2%)과 차 이가 없어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 대한 옻나무 추출액의 독 성은 낮았다.
동물 사육 시 옻나무 추출액을 급여할 경우 육계와 산란계 의 계란 내 지방 산화 억제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사료 섭취 량을 줄이고 증체량, 산란율과 계란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으 로 나타났다 (Son and Kim, 2004;Kang et al., 2008). 또한 소 와 돼지 사료에 옻나무를 첨가하여 급여할 경우 저장 기간 중 지방 산화가 억제되어 항산화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옻나 무의 플라보노이드 성분 중 sulfuretin과 fustin이 관련이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Park et al., 2002;Kang et al., 2006;Kim et al., 2006). 따라서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사육 시 옻나무 추 출액을 첨가하여 급여할 경우 유충의 체중 증가 효과 및 유 충 성장 촉진뿐만 아니라 유충 수확 이후 보관 시 항산화 효 과로 인해 장기간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 다. 유충 사육 시 곰팡이나 세균을 제거하기 위한 살균제로 주로 락스의 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 (Sodium hypochlorite, NaClO)을 사용한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부식성이 매우 강 하며 염소가스로 인해 호흡기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 연구 에서 사용된 옻나무 추출액은 흰점박이꽃무지 유충과 인체 에 안전하기 때문에 친환경 항진균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 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통해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사육 시 옻나무 추출 액을 먹이원인 참나무 발효톱밥에 첨가하여 급여할 경우 유 충의 녹강균 감염에 의한 치사율을 낮추고 증체량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옻나무 추출 액의 항진균 효과 기작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옻나무 추출액을 식용곤 충 사육 시 더욱 광범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 으로 사료된다.
적 요
흰점박이꽃무지 (Protaetia brevitarsis) 유충은 동아시아에 서 식용 및 약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흰점박이꽃무지 수 요 증가로 인해 유충의 대량 사육 방법이 필요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대량으로 유충을 사육할 경우 곤충 병원성 질병 감 염에 취약해진다. Metarhizium anisopliae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에 치명적인 곤충 병원성 곰팡이 중 하나이다. 이를 저 해하기 위해 항진균 성분이 함유된 옻나무 (Rhus verniciflua Stokes) 추출액을 첨가하였고, 연구 결과 1% 옻나무 추출액 을 첨가한 경우 녹강균에 의한 유충의 치사율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또한 일반톱밥을 급여한 대조구에 비해 옻나무 추출 액 처리구에서 유충의 무게가 더 무거웠고 유충 기간이 짧아 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곤충 병원성 곰팡이에 대한 옻나무 추출액의 항진균 효과를 확인할 수 있 었으며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사육 시 옻나무 추출액을 첨가 하여 급여한다면 병원성 곰팡이에 의한 유충의 치사율을 낮 추고 증체량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