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교통과 무역의 발달로 기존 서식 지역을 벗어난 생물 의 이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물종이 다른 지역 으로 이동 및 정착하는 일이 국내외에 많이 발생하고 있 다 (Williamson, 1996;Lowe et al., 2000;Bang et al., 2004;Hill et al., 2010). 외래 생물의 유입은 식량 해결 및 사육 등과 같이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주로 발생하고, 대부분 초기 목적과는 다르게 토착종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 고 있으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Lovell et al., 2006;Shine, 2010).
국내의 경우 다양한 목적으로 유입된 외래생물 중 생태 계에 균형에 교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거나 우려가 있는 30 종 (동물 14종, 식물 16종)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 고시 제2020-114호).
본 연구의 대상 종인 미국가재 (Procambarus clarkii)는 십각목 Decapoda 가재과 Cambaridae에 속하는 저서성 대 형무척추동물로 멕시코 북동부 및 미국 중남부가 원산지 이며, 아시아, 유럽과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유입되어 많 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Huner, 2002;Gherardi, 2006;Lee and Park, 2019). 개체의 몸 길이는 15 cm 정도이며, 붉 은색, 흰색, 푸른색 등 다양한 채색을 띠며, 동물 사체나 수 서곤충은 물론 수생식물까지 다양하게 섭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2015). 또한 용 존 산소가 낮은 상태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며, 굴을 파는 습성으로 인하여 토착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수생태 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 (Bissattini et al., 2015;Haubrock et al., 2019). 유럽에서는 먹이 경쟁을 통해 토종 가재의 서식 을 방해하고, 가재전염병 (Aphanomyces astaci)을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럽의 악성 침입성외래종에 포함되어 있 다 (Catherine et al., 2016). 일본의 경우 1930년 이전에 일 본 전역에 분포였던 일본가재 Cambaroides japonicus가 미 국가재에 의해 서식지가 급격히 파괴되어 현재는 일본의 북쪽 일부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Nakata et al., 2002;Kawai and Kobayashi, 2005). 그 밖에도 중국 장쑤성, 후베이성 및 필리핀, 대만 등에서도 이와 같은 문 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Xinya, 1988;Huner, 2002;Gherardi, 2006).
최근 미국가재의 국내 서식이 확인되었으며, 분포 영역 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Song et al., 2018;Kim et al., 2019;Lee and Park, 2019), 국내 생태 계에 교란을 야기할 우려가 높아 환경부에서 2019년 생태 계교란 생물로 지정 고시하여 관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는 미국가재의 국내 서식지와 정확한 분포 범위를 파악하 는데 있으며, 이러한 연구 자료를 토대로 급격한 확산 양 상과 생태계위해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환경부 및 지 자체에서 생태계교란 생물인 미국가재를 효과적으로 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 법
미국가재의 정착과 확산을 확인하기 2019년 9월과 10월 에 만경강과 영산강 유역의 200개 (만경강 100개, 영산강 100개) 지점을 2회 이상 조사하였으며, 인터넷 게시글, 블 로그와 카페 등에서 국내 서식 정보를 확인하여 금강, 한 강, 섬진강 지역의 출현 가능성이 높은 지점에 대해 2020 년 9월까지, 총 228개 지점에서 조사를 실시하였다 (Fig. 1). 조사 지점의 선정은 대상종이 선호하는 서식지 유형 을 확인하여, 강과 하천의 지류와 본류, 소규모 저수지, 수 변공원, 배후습지 등 가능한 모든 서식지 유형을 포함하여 선정하였다.
미국가재의 포획은 통발 (우산형)에 먹이 (북어포, 마른멸 치 등 건어물)를 넣어 24시간 이상 설치 후 확인하였으며, 일부 지점에서는 족대와 뜰채를 사용하여 조사하였다 (Fig. 2). 통발 설치 지점은 대상종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하여 유 속이 느리고 수초가 풍부한 지점에 주로 설치하였다.
결과 및 고 찰
미국가재의 국내 분포 및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228개 지점을 조사하여 14개 지점에서 미국가재의 서식 을 확인하여 전체 조사지점의 6.1%에서 서식이 확인되었 으며, 영산강, 섬진강, 만경강 주변, 및 청주에서 총 141개 체가 확인되었다. 영산강은 6개 지역에서 65개체가 확인되 었다. 기존 조사 (Kim et al., 2019)에서 서식이 알려진 지석 천 (21개체), 대초천 (12개체)과 풍림저수지 (1개체) 외에 전 라남도 장성군 황룡면 제2황룡교 인근 (N 35°20′39.00″, E 126°46′11.44″)과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해보리 모산리 방죽 (N 35°10′8.39″, E 126°36′6.82″) 2개 지점에서 각각 1 개체와 30개체가 추가로 확인되었다 (Table 1, Fig. 3).
만경강은 본류를 포함한 고산천 등 지류 하천과 농업 용저수지에서 조사한 결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구미 리 대간선수로 (N 35°56′21.86″, E 127°8′48.68″) 2개체, 봉 동읍 율소리 율소제 (N 35°57′29.44″, E 127°10′30.67″) 8 개체, 고산면 서봉리 신덕제 (N 35°59′27.62″, E 127°12′22. 71″) 20개체, 서봉리 소류지 (N 35°59′40.38″, E 127°12′28. 09″) 12개체 및 완주군 봉동읍 장기리 목동저수지 (N 35°58′26.29″, E 127°7′37.22″) 1개체로 총 43개체가 확인 되었다. 이는 만경강 상류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확 인되었다 (Table 1, Fig. 3).
또한 섬진강 일대인 전라남도 구례군 간전면 양천리 섬 진강어류생태관 (N 35°11′16.10″, E 127°32′44.23″)과 섬 진강 본류인 전라남도 구례군 간전면 간전교 (N 35°111′ 21.42″, E 127°331′0.66″)에서 각각 20개체, 10개체가 확 인되었고, 금강지역인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잠 자리공원 (N 36°361′45.62″, E 127°271′8.91″)에서 3개체가 조사되었다 (Table 1, Fig. 3).
미국가재는 국내에 서식하는 토종가재 (Cambaroides similis)와는 달리 이동성이 매우 높아 하루에 평균 4 km 정도 이동할 수 있으며, 산란기 수컷의 경우 그 이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herardi and Barbaresi, 2000;Gherardi et al., 2002;Loureiro et al., 2015). 이 에 서식이 확인된 영산강 지역의 인접 하천, 저수지 혹은 농경지로의 확산 우려가 있으며, 만경강 지역의 율소제, 대 간선수로, 신덕제, 목동저수지와 서봉리는 미국가재의 서 식이 확인되지 않은 만경강 본류로의 확산 위험이 높으며, 대간선수로의 경우 전북 완주뿐만 아니라 인근 전주, 익산 까지 광범위한 지역을 연결하고 있어 광역 확산 경로로 작 용 할 수 있다.
또한 섬진강에서 확인된 미국가재의 경우 섬진강어류생 태관의 인공연못과, 섬진강본류 습지에서 확인되었다. 이 에 섬진강에서는 확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 하여야 하며, 강력한 퇴치 활동 진행하여 초기에 조기 관 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강 수계의 청주 잠자리공원은 아 파트 단지 내에 조성된 인공연못으로 인위적인 유기 가능 성이 매우 높으며, 하천이나 주변지역으로 연결되어 있지 는 않아, 다른 지역으로의 급격한 확산가능성은 낮을 것으 로 판단된다.
이외 강화도 지역과 경기도 (일산호수공원) 및 경북 칠곡 의 낙동강 유역의 조사에서는 미국가재의 서식이 확인되 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지역도 위의 서식 지역과 같이 인 터넷블로그 등의 자료에서 미국가재의 자연생태계 서식 을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관상용 등으로 사육하던 개체가 자연생태계로 유기 된다 면 국내의 대부분 지역에서 정착과 서식이 가능 (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8)하기 때문에 국내 자연생태계에 서의 발견 정보에 대해 항상 주의 깊게 확인하여, 자연생 태계 정착 초기 광역적 확산 이전에 관리 대책을 마련하여 야 한다.
미국가재는 습지나 유속이 느린 하천 등에서 주로 서식 하며, 수중생활을 하지만 건조하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진 흙이나 모래에 굴을 파고 들어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Ingle, 1997). 또한 0~40°C의 서식 수온 범위, pH 5.8~10, 12 ppt 이상의 염도와 3 ppm 이하의 용존산소량에서도 서 식이 가능한 넓은 환경내성범위를 가지고 있어 (Dong et al., 2015;US. Fish and Wild life Service, 2015;Kim et al., 2019;Lee and Park, 2019), 국내 생태계에 적응하여 급격 하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에 추가적으로 발견된 서식지 에서도 무리 없이 빠르게 정착, 확산 될 것이며, 국내 토착 종에 서식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 된다.
국내 생태계에서 정착한 미국가재는 애완용 (관상용)으 로 사육되던 개체들의 방생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Song et al., 2018;Lee and Park, 2019), 인위적으로 유입되어 자연생태계에 정착한 미국가재를 완전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미국가재에 의한 수생태 계 교란 등 생태적 피해와 농경지나 양식장 등의 경제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제거와 관리 노력이 절실 하다.
적 요
미국가재는 멕시코 북동부 및 미국 중남부가 원산지로, 전 세계에 유입되어 서식처 파괴와 토착종과의 경쟁 등 많 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본 조사에서 영산강 6개 지점, 만경강 5개 지점, 섬진강 2개 지점 금강 1개 지점에서 확 인되었으며, 주요 수계에서 정착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완주군 서봉리와 함평군 모산리는 20개체 이상이 확인 되어 비교적 큰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이동성과 환경적응력으로 보아 확인된 지점에서 타 수계로의 유입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지속적인 확산 현황 파악과 생태계 피해 예방을 위한 지속 적 제거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