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영산강은 국내 4대강 중에 하나로 우리나라 남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전남 담양군 용면 용추봉에서 시작하여 광주광역시, 나주시 등을 지나 서·남해로 유입되는 강 으로 유역면적은 3,468 km2, 유로연장은 136.7 km이다. 영산강 상류에는 담양댐, 광주댐, 장성댐, 나주댐 등 4개 의 다목적댐이 건설되었고, 강 하구에는 농·공업용수 의 염해를 방지하기 위해 1981년 방조제가 축조되었다. 최근 2011년에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광주광역시와 나주시에 승촌보와 죽산보가 건설되었다. 이러한 인공 댐, 방조제 그리고 보와 같은 인공물들은 물의 흐름을 정체시켜 수질악화를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 환경 에서 서식하는 생물군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Hummel et al., 1994; Courrat et al., 2009; Ponti et al., 2011). 댐 또는 저수지와 같은 정체된 수역에서 성층 발달 시 수계 저층은 환원적 상태로 전환되어 인산염의 용해도 증가와 혐기성 환경에서 다량의 인이 용출되어 조류 대 발생에 기여하게 된다 (Fay, 1983; Klapper, 1991). 영산 강 역시 방조제 건설 이후 질소와 인 증가에 따른 부영 양화 현상과 수계 저층부의 저 산소현상(hypoxic)이 발 생되고 있으며 (Youn et al., 2003), 계절에 따라 식물플 랑크톤의 수화현상이 반복되고 있다(Song et al., 2012). 수 환경에서 식물플랑크톤은 상위 포식자들에게 먹이공 급과 탄소순환뿐만 아니라 수중에 산소 공급이라는 긍 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Kemp and Boynton, 1981; Sundback et al., 1990; Thorp and Delong, 1994) 이들의 대발생 (blooms)은 공중위생상의 문제 (이취미, 조류독 소)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여과활동 저해, 정수처리문 제, 어류폐사)을 야기 할 수 있으며, 퇴적층에 침전된 다 량의 사체로 인해 수질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Sundback et al., 1990; Oh et al., 2007). 따라서, 대발생시의 원인 종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출현시기와 지속기간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하천 및 호소 관리에 있어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하천 및 호소의 식물플랑크톤 군집은 일반적으로 수 온이 낮은 시기에는 규조류가 우점하며, 수온이 증가하 는 시기에는 남조류와 녹조류가 우점하는 것이 보편적 이다 (Hutchinson and Edmondson, 1957; Bailey-Watts, 1988). 영산강에서도 Cyclotella, Stephanodiscus속과 같 은 소형 중심목 규조류가 저수온기에 우점하였고, 고수 온기에는 Scenedesmus, Micractinium, Coelastrum, Dictyosphaerium속과 같은 녹조류와 Merismopedia속의 남 조류등이 우점을 보임으로서 일반적인 하천과 호소의 특 징을 나타냈다(Kim, 2003; Jeong et al., 2010; Son et al., 2013). 이 중 Stephanodiscus속은 동계에 지속적으로 수화현상을 유발하는 종으로서 한강, 낙동강, 금강뿐만 아니라 외국의 호소에서도 이들의 대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Bailey-Watts, 1988; Cho and Shin, 1998a; Kim et al., 1998; Jung et al., 2003). 또한 원형 중심목 규조류인 Stephanodiscus hantzschii는 남조류 Microcystis aeruginosa와 함께 담수 생태계의 오염 지표종으로 사용되 어 왔고(Reynolds, 1984), 이들의 생태적 거동을 파악하 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낙동강의 경우 동계에 대발생하는 Stephanodiscus속을 Stephanodiscus hantzschii f. tenuis와 Stephanodiscus parvus로 분류하였 으며 대상종의 영양염 반 포화계수와 각 영양염에 대한 반응조사 등이 실시되었다 (Cho, 1995; Cho and Shin, 1995; Cho and Shin, 1998). 하지만 영산강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다른 수계에 비해 이들 식물플랑크톤의 변 동 및 생태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Stephanodiscus속은 영산강에서도 동계에 지속적으로 수화현상 을 일으키는 종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속 수준의 분류정 보만이 주로 제시되었을 뿐 (Kim, 2003; Jeong et al., 2010; Son et al., 2013), 종 수준에 분류와 형태적 특징 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는 동계 대발생 종인 Stephanodiscus spp.의 출현예상 기간에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정확한 출현기간 을 파악하고,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출현하는 종을 명 확히 동정함으로써 동계 수화현상 해석에 필요한 기초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현장조사 및 자료수집
동계 영산강에서 대증식을 일으키는 원형 중심목 규 조류인 Stephanodiscus spp.의 출현패턴을 확인하기 위 해 영산강 몽탄대교 인근에 한 정점을 선정하여 2012년 12월 4일부터 2013년 4월 26일까지 총 21회의 주 단위 (weekly) 모니터링을 표층에서 실시하였다(Fig. 1). 조사 기간 동안의 수온은 하천수 수질측정망 (환경부 물환경 정보시스템, http://www.water.nier.go.kr)의 자료를 이용 하였으며, 기온 자료는 기상청(http://www.kma.go.kr) 자 료를 이용하였다.
2.식물플랑크톤 분류
식물플랑크톤의 계수 및 동정을 위해 채집된 시료를 1L 채수병에 담아 Lugol’s solution 5mL을 넣어 잘 혼 합한 후 암실에서 약 2~3일 정도 자연침전시켰다. Peristaltic pump (Masterflex, Cole Parmer®)를 이용해 자 연침전시킨 시료의 상등액을 제거하고, 남은 여액 200 mL를 잘 혼합하여 50 mL Conical tube에 옮겨 담았다.옮겨진 시료를 다시 1~2일 정도 농축시킨 후 45mL의 상등액을 추가로 제거하고 남은 5mL의 시료 중 1mL 을 S-R chamber에 넣고 계수하였다. 계수는 광학현미경 Axioskop 2 MAT (ZEISS®)를 이용하였다.
현장에서 채집된 시료를 glutaraldehyde 용액으로 고 정(final concentration 1%)한 후 5mL을 membrane filter (Ø 47 mm, pore size 0.2 μm, Millipore®)에 여과하였다. 여과된 필터지를 108 Auto Sputter Coater (Cressington®) 로 전처리를 하였고 전자현미경(JSM-7600F, JEOL®)을 이용하여 촬영하였다. 전자현미경 촬영에 사용된 표본은 2013년 1월 15일과 3월 8일에 채집된 시료를 이용하였 다. 원형 규조류의 형태학적 분류는 Cho (1995), Häkansson (2002), Houk and Klee (2004) 그리고 Jung et al. (2010)을 참고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식물플랑크톤 출현 양상
본 연구에서 실시된 모니터링 결과, 식물플랑크톤 종 조성은 총 6개 강의(bacillariophyceae, chlorophyceae, cryptophyceae, cyanophyceae, dinophyceae, euglenophyceae), 30속 41종이 출현하였으며, 출현한 식물플랑크톤 의 개체는 850~21,160 cells mL-1의 범위를 나타냈다 (Figs. 2, 3). 출현종 중 규조류는 59~100%의 점유율을 보임으로써 조사기간 중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고, 특히 1월에서 3월 사이에는 평균 97.7%로 극우점하였다(Fig. 2). 출현 규조류 중에는 Aulacoseira, Cyclotella 그리고 Stephanodiscus (S. hantzschii complex)와 같은 원형 중 심목 규조류가 주요 출현종으로 동정되었으며, 이 중 Stephanodiscus spp.가 현저히 높은 개체수를 보였다 (Fig. 3). 조사기간 중 규조류가 우세한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기온이 증가하는 2013년 3월 후반부터는 남조류, 녹조 류 그리고 은편모조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상대 적으로 규조류는 감소했다. 2013년 4월 3일 조사에서는 남조류 (Anabaena sp.)가 23%, 4월 19일에는 은편모조 류 (Cryptomonas sp.)가 33.1%로 기여율이 증가하였으 며, Coelastrum microporum, Monoraphidium contortum, Scenedesmus acuminatus와 같은 녹조류의 점유율도 증 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Fig. 2). 이와 같은 결과는 남조 류와 녹조류는 다른 군집에 비해 높은 수온을 선호한다 는 보고(Fujimoto and Sudo, 1997; Kanoshina et al., 2003; You et al., 2013)와 규조류는 낮은 수온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다는 보고 (Tryfon and Moustaka-Gouni, 1997)와도 일치하였다.
각 조사시기별 우점종 분포를 보면, 2012년 12월 4일 조사에서는 규조류인 Aulacoseira italica가 3,150 cells mL-1로 전체 출현종의 60%로 우점했다 (Table 1). A. italica는 사슬모양의 군체를 형성하는 종으로 부영영화 된 하천이나 호소 등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으 며(Hutchinson and Edmondson, 1957; Stoermer et al., 1978; Chung, 1993), 한강이나 주암호, 상사호, 옥정호 등에서 동계와 춘계에 자주 출현하는 종으로 보고되었 다 (Kim et al., 1997; Hwang et al., 2005; Yoon et al., 2008). 하지만 1주일 뒤인 12월 11일에는 A. italica와 Stephanodiscus spp.가 28.6%로 공동 우점하였는데 A. italica의 개체수는 급격히 감소한 반면, Stephanodiscus spp.의 개체는 3배 이상 증가하였다(Fig. 3). Horn et al. (2011)은 Aulacoseira속 중 일부 종들이 짧고 따뜻한 겨울을 선호한다고 보고하였다.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후 기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고, 당시 조사 시에 3°C에 서 0°C로 감소하였다(Fig. 3). 이러한 기온의 변화가 두 종간의 개체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2012 년 12월 19일에는 Stephanodiscus spp. (76.8%)가 단독 으로 우점하였고, 이러한 우점현상은 2013년 4월 12일 조사까지 지속되었다 (Fig. 3). 12월 중순부터 4월 중순 까지 Stephanodiscus spp. 최대 97.2%의 우점을 보였으 며, 평균 82.8%의 우점을 보였다(Table 1). 선행 연구에 서 Stephanodiscus sp.는 현장 수온이 4~8°C의 낮은 수온에서 번성하고 (Kim et al., 2008; Jung et al., 2009), 온도구배에 따른 배양 실험에서 영양염의 제한이 없는 경우 10°C에서 최대성장률을, 5°C에서 두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음이 보고된 바 있다 (Jung et al., 2011). 또한 Jeong et al. (2003)은 Stephanodiscus hantzschii의 최적성장 온도는 13°C이지만 적정 환경요인이 충족되 면 수온이 3°C로 감소하여도 충분한 성장이 가능한 것 으로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영산강에 출현한 Stephanodiscus spp.는 기온과 평균수온이 낮았던 시기에 우점도 및 개체수가 증가하였고, 기온과 평균수온이 증 가한 4월에는 우점도 및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Table 1, Fig. 3). 영산강과 같은 부영양 수계에서 동계 의 낮은 기온과 수온은 Stephanodiscus spp.의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3월 28일과 4월 3일에는 남조강인 Anabaena sp.가 각각 6.9, 23.0%로 차우점종으로 출현하였고, 4월 19일과 26일에 는 은편모조강인 Cryptomonas sp.가 38.7, 16.5%로 우 점종과 차우점종으로 출현함으로서 수온상승이 종 천이 에 영향을 미친 것(e.g. Fujimoto and Sudo, 1997; Kanoshina et al., 2003; You et al., 2013)으로 판단된다.
2.중심목 규조류의 형태적 특성 및 분류
식물플랑크톤의 개체수와 Stephanodiscus spp.의 개체 수가 높았던 2013년 1월 15일과 3월 8일의 샘플을 전 자현미경을 이용해 동정한 결과, 출현한 원형 중심목 규 조류에는 Stephanodiscus, Cyclostephanos, Cyclotella, Discostella속이 출현하였다. 이 중 원형 중심목 규조류 의 대부분이 Stephanodiscus hantzschii로 확인되었으며, Stephanodiscus minutulus와 Stephanodiscus parvus가 일부 동정되었다 (Fig. 4). S. hantzschii는 주로 단독 또 는 짧은 체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세포는 원반모양으로 뚜껑면 (valve face)은 원형이며 세포의 직경은 5~30 μm이다. 뚜껑의 표면은 굴곡이 없고 점무늬열(interfascicle) 은 뚜껑의 중심에서 가장자리까지 이어지며, 점무 늬열이 끝나는 뚜껑의 가장자리인 각투 (valve mantle) 에 받침돌기 (strutted process)가 존재한다 (Häkansson, 2002). S. parvus는 직경이 5~11 μm로 뚜껑면 중심에 서 약간 빗겨난 위치에 중심받침돌기 (central strutted process)가 존재하며 상대적으로 S. hantzschii에 비해 망목 (그물문: areolae)이 넓고 중심부로 갈수록 커지는 형태를 나타낸다 (Cho, 1995; Häkansson, 2002). S. minutulus는 직경이 2~12 μm로 S. hantzschii에 비해 크기 가 작으며 뚜껑의 표면 중앙이 돌출 또는 함몰되어 있 으며 방사성 망목은 중앙에서 불규칙한 배열을 나타낸 다. 점무늬열 사이에는 2~3개의 점무늬열다발(fascicle) 이 존재한다(Häkansson, 2002).
그 외 원형 중심목 규조류에는 Cyclostephanos속의 C. invisitatus와 Cyclotella속의 C. meneghiniana, Discostella속의 D. pseudostelligera, D. woltereckii가 관찰 되었으며 (Fig. 4), S. hantzschii와 유사한 C. invisitatus 는 받침돌기의 유무에 따라 구분되었다. 하지만 이와 같 은 중심목 규조류들의 개체는 20~910 cells mL-1의 범 위로 Stephanodiscus속의 개체수와는 현저한 차이를 보 였으며, 출현양상 또한 상이하였다(Fig. 3).
영산강에서 S. hantzschii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시작 한 시기는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Ryu et al. (1981)에 의해 실시된 하구둑 건설전 동계 조사 결과에 서는 본 속이 출현하지 않았고, 낙동강의 경우에도 방조 제 건설 이전에는 본 속의 출현이 보고되지 않았으나 1991년에 대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Cho and Shin, 1995). 또한 S. hantzschii는 형태학적으로 Cyclotella와 광학현미경 상으로 유사하기에 오동정 될 가능성도 있 다. 따라서 방조제 건설로 하구가 단절된 이후 담수역이 형성됨에 따라 담수 조류인 Stephanodiscus속이 출현하 기 시작했을 것이라 추정되지만 정확한 출현 및 발생에 대한 기작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동계-춘계에 걸쳐 영산강에서 발생되는 규조류의 대증 식은(조사기간 중 최대 76.7 μg L-1) 수계 내 자생 유기 물의 과잉상태를 초래하고 분해과정을 통해 용존 산소 고갈과 같은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광물질화(remineralization)를 통한 영양염 순환은 추가 적인 대발생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증식 종의 거동을 파악하는 것은 호소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수행된 영산강 동계 대발생종인 S. hantzschii의 출현기간 및 분포에 대한 정보 및 중심목 규조 류에 대한 종 정보들은 영산강에서 발생하는 조류 발생 문제에 대한 정책 마련 및 관리 대상 조류를 선정하는 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
적 요
영산강에서 동계 대증식을 유발하는 Stephanodiscus 속의 출현기간과 종 분류를 위해 2012년 12월부터 2013 년 4월까지 주 단위로 21회의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동계 영산강에서는 규조류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군집을 보였으며, 규조강 중 원형규조 Aulacoseira, Cyclotella, Stephanodiscus속이 주요 출현종으로 동정되었다. 이 중 Stephanodiscus spp.는 극우점 규조류로서 12월 초에 출 현하기 시작하여 1월에 최대 개체수를 나타냈고, 3월까 지 높은 분포를 보였다. 기온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4월 부터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반면 녹조강, 남조강, 은편 모조강 등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우점종은 거의 모든 조사시기에 원형 중심목 규조류 (S. hantzschii)가 우점 및 차우점종으로 동정되었으며, 3월 말과 4월중에 는 남조강인 Anabaena sp.와 은편모조강인 Cryptomonas sp.가 우점 및 차우점종으로 출현함으로써 계절 변 화에 따른 종 천이가 관찰되었다. 조사시기에 출현한 원 형 중심목 규조류의 명확한 종 분류를 위해 전자현미경 을 통해 동정한 결과, Stephanodiscus과 내의 S. hantzschii가 극우점한 가운데 부분적으로 S. minutulus와 S. parvus 동정되었으며, 그밖에 원형 중심목 규조류에는 Cyclostephanos속의 C. invisitatus와 Cyclotella속의 C. meneghiniana, Discostella속의 D. pseudostelligera, D. woltereckii가 동정되었다.